【중국동포신문=정호영 기자】김해를 찾아가는 길은 먼저 가야국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것이 순서이다. 가야는 삼국시대에 낙동강의 서쪽을 중심으로 해서 연맹왕국으로 발전해나갔다. 명칭은 매우 다양했다. 가야, 가라, 가량, 가락, 임나 등으로 불렸다. 삼국유사를 보면 가야의 영역은 지금의 낙동강 하류, 남해안, 지리산, 가야산 일대로 낙동강 서쪽의 영남 지방이 중심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야 후기의 영역이고 가야 초기에는 부산 등 낙동강 동쪽 지역도 포함됐다.
김해는 옛 금관가야가 터를 잡았던 역사의 고장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금관가야는 서기 42년 시조 수로왕에 의해 건국되었다. 금관가야는 풍부한 철을 바탕으로 전기 가야연맹 시대를 주도해나갔다. 왕궁은 현재의 봉황대에 있었다고 추정되며 대성동고분군은 금관가야의 왕족 묘로 짐작된다. 금관가야는 532년 신라에 투항함으로써 역사의 막을 내렸다.
천문대로 향하기 전 낮 시간대에 김해에 도착했다면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을 답사하는 것이 필수코스이다. 모두 시내에 있는데다 주차장을 잘 갖췄다. 특히 수로왕릉의 영정각에 가면 수로왕과 수로왕비의 영정을 볼 수 있으므로 놓치지 말자.
낙동강 주변의 넓은 삼각주 평야인 김해평야는 호남평야와 더불어 농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곡창 지대이다. 김해시내를 한 눈에 굽어보기에 좋은 분성산은 높이가 382m에 지나지 않는 야산이지만 평야지대에 우뚝 솟은 산이라 천문대가 자리잡기에는 좋은 조건을 지녔다.
김해천문대는 밀레니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김해시에서 지어 2002년 2월 1일 문을 열었다. 외관은 김수로왕이 태어난 알을 상징하듯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제1관측실, 제2관측실, 보조관측실 등 3개의 관측실과 전시실, 천체투영실을 갖추었다.
김해시내와 가야컨트리클럽을 잇는 도로에서 구절양장의 포장도로를 한참 올라가야 천문대를 만날 수 있는데 야간 천체관측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주차장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10분 정도 비탈길을 올라가는 수고를 들여야만 한다.
지름 8m의 천체투영실에 들어가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는 것이 천문대 방문의 첫 번째 순서이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별자리를 전문 해설자가 등장해서 소개해준다. 오후 2시부터 8시30분까지 하루에 7회 실시되지만 주말에는 오후 3시30분과 4시30분 등 두 번이 더 늘어난다.
보조관측실은 천장이 시원하게 열리는 곳이다. 밤하늘의 공기가 그대로 온몸을 감싸는 이곳에는 지금 102mm, 105mm, 125mm 망원경이 여러 대 있어서 별은 물론 달도 보게 된다. 망원경에서 잠시 눈을 떼면 아름다운 김해시내의 야경이 감동을 선사한다.
천문대에서 별자리와 달을 관찰하고 나면 밤 10시가 훌쩍 넘는다. 이런 경우 하룻밤을 김해시내에서 묵게 되는데 한옥에서 숙박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김해한옥체험관을 이용해본다.
한옥체험관은 다도예절, 떡메치기, 연 만들기, 염색체험, 전통매듭, 짚풀공예, 한지공예, 규방공예, 사물놀이, 민요와 판소리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3월과 5월에는 전통발효식품(된장, 간장) 체험, 6월에는 단오행사, 9월에는 명설음식만들기, 10월에는 전통혼례식과 전통발효식품(고추장) 체험, 11월에는 전통발효식품(메주) 시연행사, 12월에는 전통발효식품(김장담기) 체험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김해천문대 방문을 전후로 가볼 곳은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그리고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김해분청도자관이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낙동강유역의 선사문화를 비롯해서 초기가야, 금관가야, 대가야, 소가야, 비화가야 등의 유물과 유적이 이곳에 전시되고 있다. 이 박물관 건물은 철광석과 숯을 이미지화 한 검은색 벽돌을 사용, 철의 왕국이었던 가야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로왕릉과 국립김해박물관 중간 정도에 자리한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대성동고분군에서 발굴된 자료들을 전시하는 한편 금관가야 지배계층의 문화 수준을 이해시켜주는 배움터이다. 본관에서 조금 떨어진 노출전시관은 목곽묘의 구조와 유물의 부장 상태 등을 잘 보여준다. 대성동고분군 주변에는 산책로도 잘 갖춰져 있다.
▣ 축제 및 행사정보
☞ 가야문화축제 : 음력 3월 15일이 있는 주간에 개최
☞ 김해예술제 : 매년 10월 중순 개최
☞ 김해분청도자기축제 : 매년 10월 하순 개최
☞ 진영단감제 : 매년 11월 초순 개최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정호영 기자 webmaster@s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