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공간이라는 엄숙함을 잠시 걷어내면 독립기념관은 일상 속으로 익숙하게 파고든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할 수 있고, 숲이 어우러져 호젓한 나들이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기념관 곳곳에는 벤치가 마련되었고, 주변으로 여유로운 숲길이 이어진다. 여름이면 분수대에서 물이 치솟고, 기념관 둘레에 깔끔한 식당과 쉼터도 있다.
독립기념관 관람은 크게 ‘역사 알기’와 ‘자연 속 기념 시설 탐방하기’로 나뉜다. 하나는 겨레의 역사와 독립의 순간이 기록된 전시관 위주로 둘러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시관 외곽의 호젓한 자연과 기념물을 구경하는 것이다. 기념관에서 제시하는 관람 소요 시간은 각각 3시간 정도. 두 가지 관람 공간을 적절히 섞어서 구경하고, 나머지는 기념관의 숲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짜면 좋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독립기념관에서 알현하는 필수 장소는 겨레의 탑과 겨레의 집이다. 겨레의 탑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51m 조형물이다. 기념관 어느 곳을 거닐든 이정표처럼 우뚝 솟은 겨레의 탑이 보인다. 탑을 지나면 동양 최대의 기와집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겨레의 집은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 설계한 맞배지붕 건물로, 독립기념관의 주요 상징이다.독립기념관은 주변에 쾌적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가족 휴식처로도 손색이 없다. 백련못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단풍나무 숲길은 여름에도 시원한 산책 공간이다. 숲길 초입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한 부재로 조성한 전시공원 역시 볼거리다.
독립기념관에는 캠핑 공간과 꼬마열차, 어린이방 등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입장과 각 전시장의 해설은 무료다. 주차료는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매주 월요일에 휴관하지만, 상설 전시관 외 야외 전시관과 쉼터는 연중 개방한다.
독립기념관에서 아우내장터와 유관순열사사적지까지는 대중교통으로 연결된다. 유관순 열사가 만세 운동을 펼친 아우내장터 일대는 병천순대거리가 조성되었다. 천안의 명물인 병천순대는 50여 년 전 병천면 인근에 돼지고기를 이용한 햄 공장이 들어서고, 당면 대신 채소와 선지로 속을 꽉 채운 순대를 만들어 먹으면서 시작됐다.천안 도심에서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는 곳은 구도심 중앙동의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이다. 1970~1980년대 천안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은 골목이 테마별 벽화로 새롭게 단장됐다. 어릴 적 놀이를 구현한 벽화부터 십이지신상을 담은 그림까지 다양한 벽화가 추억 여행을 돕는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독립기념관→병천순대거리→유관순열사사적지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천안역, 무궁화호 하루 25회 운행, 약 1시간 10분 소요. 천안역에서 독립기념관까지 400번 버스 운행, 약 25분 소요.
<버스> 서울-천안,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70여회 운행, 약 1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0여회 운행, 약 1시간 20분 소요. 천안종합터미널에서 독립기념관까지 400번 버스 운행, 약 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