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중국이 아편전쟁, 청·일전쟁 등을 거치며 무릎을 꿇었고 중국인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와신상담 절치부심(臥薪嘗膽, 切齒腐心)을 했고 다시 세계 앞에 일어섰다. 시진핑 주석은 중화의 위용을 세계에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외친다. "우리 중국은 잠자는 사자가 아니다. 잠에서 깨어난 사자다."
전세계에 '황하의 물결'이 파도친다. 이런 세계사적 흐름을 타고 대림동에도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었다. 전세계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그런데 한국의 차이나타운은 특수하다. 한국 최대의 차이나타운인 대림동은 중국인이 우위가 아니라 중국동포가 숫자적으로 압도하는 차이나타운이다. 이런 특징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 대림동은 범죄마을?
나는 늘 대림동에서 활동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으로부터 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대림동에 한국인이 가면 칼 맞는다며? 대림동은 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며? 밤엔 대림동에 가면 안 된다며? 중국인들은 툭하면 병으로, 칼로 사람 찌른다며?" 한국인으로부터 듣는 것은 거의 다 이런 내용이다. 심지어 경찰들이 한국인을 상대로 "밤엔 대림동에 가급적 가지 말라. 밤길을 조심하라. 새벽길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지금까지 17년간을 중국인을 위해 살아온 나로서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마치 내가 무슨 죄인이 된 심정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대림동에 살던 한국인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동포가 낳은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대동초등학교 등을 떠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위해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대림동은 중국인과 동포만 남는 고립된 섬으로 남아야 하나? 무엇인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대림동은 세 개 민족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인, 동포, 한족.
몇 년 전만하더라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은 한국인들의 눈에 '외국인 범죄마을'로 비쳐졌다. 외국인들의 폭력, 집단싸움, 살인, 강도 등이 빈번히 일어났다. 한국의 언론매체는 이런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누가 안산의 원곡동에 가서 살려고 하겠나?
그런데 아주 오래전부터 꿈을 꾸는 한 사람이 있었다. 범죄 마을처럼 비치는 원곡동을 ‘국경없는 마을’로 이름 짓고 한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공존하고 화합하는 마을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한 사람이다. 박천응 목사다. 그의 노력 덕에 원곡동은 ‘국경 없는 마을’이 되었다.
◇ 대림동을 韓·中 和平의 마을로!
대림동을 향한 우리의 꿈이 절실하다. 민족 간의 화평과 화합을 이루는 마을로 만들 필요가 있다. 나는 그래서 대림동을 ‘韓·中 평화마을’로 구상한다. 한국인, 동포, 한족이 서로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 돕고 꿈꾸며 가는 마을이다. 그리고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차이나타운을 가보고 좋은 점을 배우고 대림동을 명소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크다. 무슨 혐한, 혐중감정 등이 시도 때도 없이 폭발한다. 이것은 비극이다. 대림동엔 동포 문인, 교사, 언론인, 예술인 등 다양한 인재들이 있다. 여기에 구의원, 학교, 교회, 국회의원 등이 함께 모여 공동의 구상을 통해 대림동을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평스런 차이나타운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럴 때 한국인들도 다시 찾아오고 중국의 유커들도 대림동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림동 지역경제도 높아져 간다.
◇ 대림동은 중국어 마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어 능통자 10만명을 양성하고 있다. 영국의 총리는 고등학교 제2외국어를 중국어로 정했다. 한국의 대기업은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인재를 채용한다. 서울대학교는 중국어 시험을 합격해야 졸업한다. 이젠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는 필수인 시대다. 대림동에 오면 중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
중국어를 배우는 한국인들이 와서 대륙에서 온 중국인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학습할 수 있다. 예전에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영어 마을'을 만든 적이 있다. 그러나 대림동은 그럴 필요가 없다. 대림동은 그 자체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에 온 것과 같다.
자, 이제 대림동을 누구나 찾아오는 명소로 만드는 일이 우리 손에 달렸다. 대림동을 향한 꿈을 함께 꾸자. 함께 모여 만들어가자. 대림동 차이나타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