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신문=박용만 행정사】지난 5월 23일 JIN Y○○(54,여) 고객을 모시고 오후 2시 35분 연길행 중국남방항공으로 출국하기위해 오전 5시 00분 남구로역에 도착했다. 고객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고, 지하철역 출구 인근에는 중국동포 건설인부들과 구인을 위한 봉고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흡사 명절기차표 사기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귀향객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신선한 바람과 적당히 오가는 자동차들 사이를 지나 올림픽대로와 인천공항전용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가슴이 탁 트였다. 상쾌한 기분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있자만, 우리 고객님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찰문제는 확실히 해결했어요, 거소증위조한 건 괜찮을까요? 어제 친구○○는 공항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던데, 재입국비자는 확실히 받을 수 있죠? 불법체류라고 재입국비자 안 주는 건 아니죠?”
재입국비자 받을 수 있고, 공항에서 문제가 안 되게 준비를 다했다고 말했는데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전 6시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를 들어서니 서너명 밖에 없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번호표를 뽑고 고객은 기다리고 있는 동안 통합청사에 가봤다. 그곳 출입국사무소 앞에는 이미 2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다시 여객청사에 가니 고객은 통합청사로 가라는 지시를 받고, 걱정은 증폭돼 있었다.
원래 단순 불법체류자는 이곳에서 조사를 받고, 기타사건은 통합청사로 가게 되어 있는데 혹시 다른 사건에 연루 된 것이 있는지 나 또한 궁금했지만, 그쪽으로 이동했다.
오전 7시 30분 당직자로 보이는 출입국공무원이 한 사람씩 데리고 들어갔으나, 조사받기 위한 동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밀려들고, 오전 9시 경 엘리베이터 앞의 짧은 공간과 조사실 앞 긴 복도를 꽉 메울 정도로 북적댔다.
다행히 오전 9시30분 경 우리 고객이 불려 들어갔다. 거소증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등 40분 조사를 받고 나왔다. 들어갈 때와 달리 출국명령서와 여권에 조사를 받았다는 도장이 찍힌 여권을 들고 나오는 표정은 생과 사를 넘나들은 듯 행복한 표정이다.
대기하고 있는 동안 중국동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단강으로 가는 한 60대 중반 부부동포는 "대한민국 만세입니다. 지난 12년 동안 불법체류로 불안하게 보내다가 이렇게 은전을 베풀어 주니 어찌 대한민국 만세가 아닙니까", "이제 자유의 몸이 된 것 같다" 고 말하면서 지금은 무언가 불안하지만, 합법적 신분으로 된다는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오늘 사람이 더 많은 것은 5월 23일부터~6월 6일까지 중국동포를 위한 기술교육 신청기간과 맞추기 위해 조기 출국자가 많아졌다고 한다.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 조사실 앞은 희비와 탄식이 오가는 삶의 현장이면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가슴조이는 긴장의 장소다. 우리고객은 여권을 받아들고 기쁜 마음에 여행가방도 놓고 가는 줄 모르고, 여기저기 메세지를 보내느라 분주했다. 공항까지 동행한 행정사도 간간히 보였지만, 무탈하게 탑승수속을 마치고, 필자가 사다 준 구겨진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면서 만족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