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모두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형 부자로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들은 시대를 읽는 눈이 있었고, 그에 걸맞는 전술 전략을 구사하는 머리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을 통해 볼 수 있는 성공 키워드는 무엇인가?
2017년 성공을 부르는 키워드 4개 한자를 통해 이들의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정(整:자원의 통합) 많은 자원, 다양한 채널을 어떻게 통합 최적화 하느냐가 미래에 얼마만큼의 부를 얻을 수 있을 지를 결정한다.
차(借:공유의 시대) 배를 만들어 강을 건너는 것보다 배를 빌려서 강을 건너는 것이다.
학(学:끊임없는 학습) 배움으로써 변화를 선도한다. 즉, 시대변화를 Read해야 변화를 Lead할 수 있다.
변(变:두려움 없는 변화) 주머니 사정을 개선하려면 먼저 두뇌를 바꿔라. 오늘날 사회는 학벌만 고집하는 사람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세계 최대 부동산 기업이자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완다'는 중국 민영기업 중 자산,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오늘날 중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무일푼으로 완다를 창업해서 아시아 최고 부호에 오른 완다그룹 창업자 왕젠린 자신이 꼽는 경영정신의 핵심은 인내심, 책임감, 창의력이다.
왕젠린이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군인 직업을 내던지고 처음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던 시기는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소득이 늘어나면서 주택의 편리함과 미를 추구할 것이라 여겼다. 실제로 그는 주택구조를 새롭게 한 서구식 주택을 만들어 팔면서 소위 대박을 이루었다. 시대가 요구하는 바를 미리 읽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했던 그는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무려 50번이나 찾아가는 등, 피눈물 나는 과정을 거쳐 자금조달을 했다고 한다. 그에 따른 수치와 모멸감에 앓아 눕기까지 했다고 한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대학입학에 3번이나 실패했다. 게다가 비명문대 출신이다. 그런 그가 오늘날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마윈은 어린 시절부터 본인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쌓은 영어실력이 계기가 되어 미국으로 가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미국에서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성공의 물결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닷컴을 만들고 사업을 처음 시작한 1999년부터 그는 해외를 경쟁자로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인터넷쇼핑계의 골리앗으로 불리던 이베이가 중국에 진출하여 시장 95%를 장악하자, 대응책으로 타오바오를 만들고 이베이와의 경쟁을 위해 3년간 수수료 무료 운영을 발표했다. 이것이 이베이와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여긴 그는 세상이 다 가망 없다고 한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낸다. 마침내 이베이가 투자금도 회수 못하고 중국에서 철수하게 되자 그는 최강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마윈 회장은 지난 20년이 ‘인터넷 기술 (IT) 의 시대’였다면, 향후 30년은 ‘데이타기술(DT: data Technology)의 시대’로 DT가 산업과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최근 언론과 콘텐츠 업체를 대거 인수하면서 중국판 미디어 황제로써 '빅데이터 세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왕젠린과 마윈의 사례를 보면, 이들이 세계에서 제일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는 바보이고 하나는 미치광이라 한다. 바보는 사람을 믿고, 미치광이는 즉각 행동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미치지 않으면 실로 미칠 수 없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정신을 행동에 옮긴 두 사람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파트너와 동료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불굴의 실행력을 발휘해 놀라운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학습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 혁신으로 시대를 읽고 선도해 세상을 바꾼 우리 시대에서 볼 수 있는 불굴의 바보이자 미치광이로,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의 동양판이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동산에서 몸을 일으켜 영화를 비롯한 엔터산업으로 부를 축적한 왕젠린과 IT로 성공신화를 쓴 마윈이라는 두 미치광이가 지금은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각 상대방의 영역에 진출하면서 중국 재계 지형을 나누고 가르는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다. 완다는 온라인 시장에 진출, 텐센트와 바이두를 끌어들인 반 알리바바 동맹을 성사시켰는가 하면, 알리바바는 완다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영화산업에 명함을 내밀고, 디즈니와 협력하는 등 영화산업에 행보를 크게 하고 있어, 두 재벌간의 1, 2위 순위 다툼이 자못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글 / 이상기 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