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한 조선족동포에 告함…‘80만 동포여, 민족통일 기금을 모으자!’

최황규 목사(서울중국인교회, '황하의 물결' 저자)

2016-06-16     최황규 목사

▲ 촤황규 목사
【중국동포신문】 ◇ 민족통일의 방향

한국에는 현재 80만 동포가 살고 있다. 200만 조선족 가운데 80만이 한국에서 산다는 사실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나는 그 의미를 이렇게 규정한다. "80만 조선족의 한국 체류는 우리민족 통일의 방향을 특정한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 8천만 민족의 통일 방향은 자유와 민주와 번영이 있는 통일국가로 가야한다는 것을 웅변해준다.

2001년 추석 효창운동장에서 '중국동포와 함께 하는 KBS전국노래자랑'이 열렸다. 구름떼와 같이 동포들이 모였다. 3만여 명이었다. 당시 동포들은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고국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자니 늘 조마조마했다. 같은 동포인데도 '중국인'이라는 말을 듣지, '중국에서 온 거지'라는 소리를 듣지···. 이러니 동포들의 가슴엔 한이 가득 찼다. 노래자랑이 끝나고 나서 나는 8천여 명의 동포들을 이끌고 서울역까지 '韓民族평화대행진'을 했다. 그때 우리 동포들은 대한민국의 하늘을 향해 “합법체류 보장하라! 강제추방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함성으로 외쳤다. 대한민국의 하늘이 진동하는 듯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8천명의 동포들이 노래를 불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찾는데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동포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장엄한 순간, 위대한 순간이었다.

◇ 한국에서 잊혀져가는 조선족

동포들이 불법체류자로 고통당할 때 조선족은 한국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합법체류와 합법취업이 도입된 이후 한국에서 조선족은 잊혀져가고 있다.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동포들이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기웃거리며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동포를 넣어달라고 머리를 조아리며 다녔다. 결과는 무엇인가? 어느 당도 동포에게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주지 않았다. 80만이라는 세력을 아주 ‘별 것 아닌 존재, 미미한 존재’로 본 것이다. 한마디로 '무시'한 것이다.

왜 무시를 했을까? 80만이라는 숫자를 들이대며 위세를 부려 보려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주 가소롭게 본 것이다. 한국의 정치권은 동포들이 무슨 의식이 있거나 민족사의 대의를 위한다거나 민족에 기여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본 것이다. '그저 한국에서 돈 벌어 잘사는 것만 관심 있는 민족' 이라는 것을 꿰뚫어 본 것이다. 이것이 정직한 평가요 분석이요 판단이다. 이제 동포들은 한국사회에서 점점 잊혀져갈 것이다.

◇ 동포들이여, 민족통일기금을 모으자

우리 동포들이 한국사회와 한반도에서 주목받는 민족이 되려면 민족통일이라는 대의를 위해 기금을 모으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한국에선 이미 민간단체가 조선일보와 손잡고 '통일기금'을 모으고 있다. 코흘리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국민이 동참하고 있다. 한 달에 만원씩 통일기금을 내는 운동이다.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서울중국인교회의 중국인들은 2014년부터 '한반도통일 겨자씨 헌금'을 한다. 매달 천원을 낸다.

민족통일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나는 한국에 사는 80만 동포들이 한반도통일 기금을 모으기를 촉구한다. 매달 천원이든 5천원이든 만원이든 기금을 모으는 일을 동포들이 하기를 바란다. 80만 재한 조선족동포들이 이 통일기금 모으기를 시작한다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한국사회가 조선족을 바라보는 '눈'이 180도 변할 것이다. 그리고 평가할 것이다. '조선족은 역시 위대한 민족이다!'라고.

80만 조선족동포여, 한반도 통일의 길을 내는 일을 하라! 그리고 위대한 민족이 되어라!

본 캠페인에 참여를 원하는 동포는 서울중국인교회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