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봄 향기 품은 딸기의 고장"…고령 개실마을
경북 고령군 쌍림면 대가야로
개실마을은 조선 시대 홍문관, 경기도관찰사, 형조판서 등을 역임하고 사후 영의정에 추증된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이 모여 사는 곳이다. 60여 가구 중 80% 정도가 기와집인 전통 있는 한옥마을로, 기와집과 주위를 둘러싼 논, 대숲, 솔숲이 어우러진 풍광이 더없이 평화롭다. 마을에 들어서면 점필재종택을 먼저 둘러보는 게 순서다. 여든 살 넘은 종부가 지키는 고택은 반질반질 윤이 난다.
싸움소를 기르는 사육장, 후학을 가르치기 위해 건립한 도연재, 도예가가 상주하며 도예 체험을 진행하는 도자기체험장, 그네뛰기와 굴렁쇠 놀이 등을 할 수 있는 민속놀이마당 등 마을 안팎을 느린 걸음으로 둘러본다. 민박을 하는 한옥도 여러 군데다. 내부에 주방과 욕실을 갖춰 이용하기 편하다.
한옥마을은 아이들에게 따분하기 쉽지만, 개실마을은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엿 만들기 다음으로 인기 있는 체험은 딸기 따기다. 딸기는 고령 특산물인데, 개실마을이 속한 쌍림면에서 재배하는 딸기가 특히 유명하다. 이맘때 고령을 여행하다 보면 도로변에 딸기 가판대가 자주 눈에 띈다.
개실마을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미니멀동물원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규모는 작지만 보고 만지며 동물과 교감할 수 있다. 앵무체험마을에 들어가면 청금강이 “안녕?” 하고 인사한다. 해바라기 씨와 호박씨를 재빨리 까서 먹고, 머리에 올려두면 머리카락을 빗기듯 행동하는 앵무새가 무척 귀엽다. 와일드체험마을에서는 고슴도치, 스컹크, 너구리 등을 만날 수 있다.
고령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대가야를 알아야 한다. 삼국시대라고 하면 고구려, 백제, 신라를 기억하지만 그 외에 고령을 기반으로 한 대가야, 김해에 세를 형성한 금관가야 등 육가야가 서기 전후부터 6세기 초·중반까지 고대국가의 형태를 유지했다. 그중 대가야는 서기 42년부터 신라 진흥왕에게 멸망한 562년까지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국가로, 금관가야가 신라에 멸망한 뒤 가야 연맹을 이끌었다.
대가야왕릉전시관 아래쪽에 대가야박물관이 자리한다. 대가야는 물론 고령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석기시대부터 근대까지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금동관, 금관, 원통 모양 그릇받침 등 전시된 유물을 보며 대가야의 융성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다.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을 둘러본 다음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로 이동하면 동선이 딱 맞는다. 대가야체험관, 대가야탐방숲길, 대가야시네마, 체험공방 등의 시설과 통나무로 지은 대가야펜션, 캠핑장, 물놀이장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드라마 〈프로듀사〉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에서 고개를 들면 산 위에 볼록볼록 솟은 고분이 보인다. 개실마을의 달콤한 체험으로 시작해 대가야의 역사로 이어진 여행은 미처 몰랐던 고령의 멋과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 당일 여행코스
개실마을→미니멀동물원→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
▣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개실마을(숙박)
둘째 날: 개실마을 체험→미니멀동물원→우륵박물관→가얏고마을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령,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대구-고령, 서부정류장에서 10~30분 간격 운행, 약 35분 소요.
▣ 주변 볼거리
우륵박물관, 가얏고마을, 대가야수목원, 반룡사, 고령 장기리 암각화, 미숭산자연휴양림, 노강서원 등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