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신문】‘평화 인권 CAFE 친구’는 중국동포를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전해지는 고사 중에 "간운보월(看雲步月)" 이라는 구절이 있다. 낮에는 구름을 바라보고, 밤에는 달빛아래 거닌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마음을 표현한 고사이다.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들도 낮에는 떠가는 구름에, 밤에는 비추는 달빛에 고향을 향한 마음을 담아 보내곤 한다.
얼마 전 한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이었다. 가을걷이를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모여 앉아서 수확한 곡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솔잎을 깔고 송편을 찌고 음식을 만들어 서로 나누며 휘영청 뜬 보름달에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고향을 찾아간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머물고 있는 이주민들에겐 추석과 같은 명절이 되면 어느 때보다 고향생각이 간절하며,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된다. 특히 추석과 같은 우리 풍속에 익숙한 동포들에게는 추석과 같은 고유 명절이 되면 고향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다.
지난 19일 저녁 7시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평화 인권 CAFE 친구"에서는 추석명절을 맞아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주민들을 위로하는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아시아 민요그룹 "아리아시아"를 초대하여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민요를 이주민들과 함께 부르며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공감하기 위한 자리로, 영등포구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들과 이주민 40여명이 참석하여 오래간만에 고향 노래를 들었다.
이주민 지원센터 친구에서 준비한 이번 공연은 이주민들을 위한 첫 번째 문하공연으로 공연을 위한 조명과 음향을 위한 전문가들이 직접 진행할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이었으나 관람비는 무료였다.
네팔의 대표 민요인 "렛삼삐리리", 필리핀 민요 "레론 레론 신타", 중국 민요인 "강정정가" "청춘무곡"이 가수들과 초가을 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이주민들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다. 한국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신나는 팝송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마지막 피날레로 "아리랑"이 연주되자 객석과 무대는 하나가 되었다.
공연을 지켜본 길림 출신의 동포는 "마음이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들러주고 싶다" 며 소감을 대신했고, 다른 동포는 "한국에 와서 밤낮없이 일하느라 이런 볼거리를 찾아가지 못했는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기회가 있어 좋았다" 며 "다음에도 꼭 다시 알려달라"고 하셨다. 앞으로 몇 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주민지원센터 친구도 이주민들과 함께 어울어 질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즐거움을 서로 나누고, 슬픔을 서로 위로하는 사이를 우리는 친구라고 한다. 누가 누구를 돕는다기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많아지는 것. 그때 비로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삶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고 믿는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란 하나의 획일적인 문화를 주입,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가 자기만의 색깔을 보호하며 온전하게 빛을 내면서 서로 어울리는 무지개와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무지개가 서로의 섬에 포근한 다리가 되길 기대한다.
<단체소개> “이주민지원센터 친구”는 한국에서 머무는 이주민들의 인권보장과 법률지원을 위해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이다. 지난 2010년 처음 대림동에 상담센터를 갖춘 뒤, 올해 초 이주민들과 좀 더 다양한 교류를 위해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하여 간단한 커피와 차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평화 인권 CAFE”를 운영하고 있다. CAFE에서는 상시적으로 이주민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이 가능하며, 미술작품 전시 및 문화 공연도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이주민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평화 인권 CAFE”는 대림역 9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LG U+ 휴대폰 대리점 3층)에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