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신문=홍미은 기자】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과 복잡한 도심을 떠날 수 있는 여름휴가철이 다가왔다. 탁 트인 곳에서 마음의 고민을 홀가분하게 털어내 버리고 싶다면 화성시에 위치한 어섬비행장에서의 경비행기 체험은 어떨까. 서울,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특히 접근성이 좋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고, 비행 시 펼쳐지는 풍경 또한 아름다워 경비행기 체험지로서 나무랄 데 없다.
어섬 비행장은 ‘섬’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나 들어갈 때는 배를 타지 않는다. 이미 간척사업으로 바다의 일부가 땅으로 변했고, 또 바다 위에 놓인 길로 육지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섬으로 들어갈 때는 시화방조제와 대부도를 지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바다를 가로질러 놓여있는 긴 방조제를 달리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기도 하고, 광활히 펼쳐진 갈대습지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같은 사진 몇 장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섬비행장에서의 체험비행은 비행기 조종사 1명과 체험자 1명이 짝을 지어 15분가량 이루어진다.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두근거림도 잠시, 어느새 하늘 속으로 들어와 있다. 하늘에서의 풍경도 그만이다. 멀리 구름 사이로 솟아있는 송도의 고층빌딩, 발 아래 펼쳐진 바다와 섬의 아름다움이 무서움도 잊게 한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비행기 조종간을 통해 전해지는 경비행기의 움직임이다. 정식으로 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할 정도. 노을이 지는 풍경 속을 비행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조종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어섬의 저녁하늘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지는 까닭이다.
어섬에서의 체험비행은 최소한 3일 전에 체험비행 서비스업체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해당업체에서 탑승신고를 위하여 생년월일 등 신상정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체험관광이 상설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인근에 음식점 및 화장실 시설 이용이 용의치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물과 간식거리, 휴지 등을 사전에 챙겨가는 것이 좋다.
바닷물 갈라짐 현상으로 유명한 제부도 역시 배를 타지 않고 육로로 갈 수 있는 화성의 섬이다. 다만 제부도로 드나드는 길은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만들어진다. 때문에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섬을 앞에 두고도 들어가지 못하거나, 섬에 들어는 갔으나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물길이 열리는 시간은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알 수 있으니 확인 후 이동하도록 하자.
제부도는 쏙, 바지락 등을 잡을 수 있는 갯벌체험장으로도 유명하다. 체험장에는 장화를 비롯한 간단한 갯벌체험장비를 빌려주는 대여소가 있다. 직접 도구를 준비해가지 않아도 누구나 체험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제부도 갯벌체험 중 인기인 것은 쏙 잡이이다. 쏙 잡이는 일반적인 조개잡이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준다. 체험장 안내원이 안내하는 장소에 송송 나있는 갯벌 구멍에 붓을 집어넣고 살짝 흔들면 쏙이 붓털을 잡는다. 이때 붓을 구멍에서 쏘옥 뽑으면 매달린 쏙이 딸려 올라온다. 쏙이 잡히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잡았다! 잡았다!” 하며 신나게 외친다. 체험장을 잘 조성해 놓은 덕에 조개도 재미를 느낄 만큼 잡을 수 있다.
조개 바구니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갯벌에서 나와 해변을 즐기자. 모래사장에서 매바위까지 이어지는 해변은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 길 위에서 가족 간의 이야기를 나눠보자. 바쁜 일상에 밀려 마음속에 쌓아놓았던 서로의 이야기들을 갯벌구멍에서 쏙 빠져나오듯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홍미은 기자 hme79@s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