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내가 과연,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건가?”라는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기 힘든 나이라면 더욱이 이런 생각이 깊어지게 된다. 아이를 낳고, 달라진 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가까운 지역에서 나와 같은 고민들을 가진 부모들끼리 모여서 자녀 돌봄과 육아정보 등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함께 참여할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함께 해서 더욱 즐거운 육아… 공동육아나눔터
“아이를 낳고 나서 소위 말하는 산후 우울증이 찾아 온 거예요. 정말 힘들었지요. 병원 치료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결혼 후 임신 및 출산과 계속되는 집안일로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던 이명숙(가명)씨는 부산광역시 공동육아나눔터 ‘도담도담’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힘든 시기를 잘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씨는 “우연히 동네 대형 마트에 갔다가 장난감도서관을 보았어요. 현장에 계셨던 건강가정지원센터 분들의 상담을 통해서 공동육아나눔터에 참가하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쉽지 않았지만,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엄마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나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공동육아나눔터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가족품앗이까지 하게 된 이씨는 최근에는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나 누구보다도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렇게 서로가 몰랐던 육아 및 아이를 돌보는 방법에 대해서 일정한 공간인 공동육아나눔터에 모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장소와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동육아나눔터’이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23개의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공동육아나눔터를 마련해 지역공동체에 가족친화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돌봄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에서는 학습품앗이, 등하교 동행안심 품앗이, 장난감 리사이클링, 지역리더양성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각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소그룹 형태의 가족품앗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씨가 거주하는 부산 지역의 경우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내의 공동육아나눔터와 농협하나로마트 내의 공동육아나눔터 등 4개 지역에서 공동육아나눔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13개 그룹 62가족이 이용하는 가족품앗이를 통해 서로의 육아 노하우와 아이돌봄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처럼 공동육아나눔터는 가족품앗이로 이어지는 역할을 하면서 지역 내에서 아이돌봄의 문화확산과 정보제공 등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취학 전 아동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운영센터가 마련한 장소에서 자녀들의 안전한 놀이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부모와 자녀에게 육아정보 제공한다. 또한, 각종도서, 장난감, 교구 등 양육 관련 물품을 비치해 이용하거나 대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장난감, 도서, 교구 등도 공유… 만족도는 93점
가족 품앗이 사업은 초등학교 이하의 자녀를 둔 가족들이 그룹별로 주 1~2회 정도의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부모와 지역주민간의 품앗이 활동을 통해서 자녀를 돌보는 형태다. 바쁜 일이 생기거나, 규칙적인 외부활동이 있는 경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건강가정지원센터 한동희 센터장은 “공동육아나눔터로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마트 등의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역의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셔서 동화책을 읽어주시거나, 장난감 등을 소독해 주시는 등 봉사활동을 해주시고 있다”면서 “더욱 많은 지역에서 아이돌보미 사업 등과 연계한 공동육아나눔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부산광역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지난 6월,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는 303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만족도가 93점으로 나타났으며, 자녀양육부담 감소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는 김효영씨는 “결혼 후 낯선 부산으로 이사 와서 친구도 없고, 이웃과 사귀기도 힘들었는데, 공동육아 나눔터를 이용하면서 친구도 생기고, 아이 키우기도 훨씬 수월해 진 것 같다”면서 “지금은 가족품앗이 활동에 참가해 서로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이웃사촌으로 지내고 있다”고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고은정씨도 “아이들을 가진 엄마들이 모일 장소가 없었는데,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서로 모여 평소 궁금했던 육아 정보 등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아이들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런 시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와 메리츠화재는 8월 9일, 지역중심의 양육친화적 사회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돌봄사업의 협력을 위해서 「가족품앗이 및 공동육아나눔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대한 지원·협력을 약속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장관은 “공적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가족품앗이 및 공동육아나눔터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똑소리 나는 부모들이 선택하는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가족품앗이까지. 가족과 가족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가족이 나누는 가족품앗이와 공동육아나눔터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홍미은 기자 hme79@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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