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신문/동포신문=이재경 기자】추운 계절에는 여름보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엔 아이가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간다. 평소 물이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유독 소변 보는 횟수가 잦은 것 같다. 한 번에 누는 소변 량도 많지 않다. 오줌소태 혹은 빈뇨인 것일까?
겨울에 소변 횟수가 늘어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여름에는 체내에 흡수한 수분을 땀을 통해서도 배출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땀의 양이 여름보다 적어 소변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체온 유지를 위해 신진대사량이 증가하고 교감신경이 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져서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신진대사가 증가하면 소변으로 배출해야 할 노폐물이 많아진다. 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방광 등의 근육 또한 활성화되어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진다. 작은 소변량에도 요의를 잘 느끼게 되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1일 평균 낮 동안 4∼6회, 잠자리에 있는 밤 동안 0∼1회 정도의 소변을 본다. 어른식을 먹고 대소변 훈련을 마친 만 3세 이후의 아이라면 어른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1∼2회 정도 더 소변을 볼 수 있다. 겨울이더라도 평소보다 2∼3회 늘어나는 정도이다. 하지만 소변의 양, 횟수는 아이의 수분 섭취량이나 근육 발달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평소 아이가 수분 섭취량에 비해 소변 횟수가 너무 많으면서 한 번에 보는 소변 양이 적은 경우, 1∼2시간도 안 되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경우, 속옷에 오줌을 지리는 횟수가 많은 경우, 잠을 자다가도 서너 차례씩 깨어 소변을 보거나 빈번하게 요에 지도를 그리는 경우 야뇨나 빈뇨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한의학에서 신기(腎氣)가 떨어지는 비뇨생식기계 허약아로 볼 수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천안점 박지호 원장은 "신(腎)은 선천지본(先天之本)으로 우리 몸의 뿌리에 해당하는데 이 뿌리가 약하면 면역력이 약해 잔병치레가 많아지거나 뼈의 발육이 불안하여 성장부진을 보일 수 있다. 이명, 빈뇨, 다뇨, 요실금, 부종, 하지통 등의 증상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아이의 신기가 떨어지면 겨울철 잦은 감기나 감염성 질환 예방은 물론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위해 장부의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누리 한의원 천안점 박지호 원장은 "이때는 뼈와 골수가 단단해지도록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높이는 약재를 주로 쓴다. 그래야 뼈도 튼튼해지고 면역력도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신장의 기운을 보할 수 있는 지황, 산수유 등의 약재는 면역력 증강뿐 아니라 키 성장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오줌소태나 빈뇨는 심리적인 스트레스 탓일 수도, 방광염이나 요로감염, 과민성 방광 등의 탓일 수도 있다. 여자 아이들은 경우 요도가 짧아 감염의 위험이 남자아이들보다 많은 편이다. 심리적인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해주면서 기력을 북돋워주면 차츰 좋아질 수 있으므로, 아이의 소변 횟수나 실수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하지만 소변 횟수가 늘어나면서 고열이 나고 간지러움을 많이 느낀다거나 소변볼 때 통증을 호소한다거나 소변에서 냄새가 강하게 난다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적으로도 방광이나 요도 등의 염증을 치료해주는 용담초, 황연, 치자 등의 약초를 이용해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 요로감염을 자주 앓는 편인데 때로는 뇨검사에서 특별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신, 비뇨기계의 허약아로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이들의 부족한 신기를 강화해주는 치료를 통해 근본적으로 감염을 예방해 줄 수도 있다.
이재경 기자 webmaster@dongpo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