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나 명절을 제외하고 1년에 50주 일요일마다 분당구보건소 지하 1층에 마련된 외국인 무료 진료소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진료한 환자 연인원이 줄잡아 4만5천명에 이른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시간이 부족한 중국동포들은 '외무진'에 나오면 2~3가지 치료를 받는다. 허리 통증 치료도 받고 호흡기 질환 처방도 받고 혈압도 점검하는 식이다.
무료 진료소의 주선으로 악성 질환을 치료한 사람도 있다. 지린성 출신의 윤창한(77)씨는 4년 전 최 박사의 주선으로 위암 수술을 받았다. '외무진' 후원회와 병원 사회사업부의 도움으로 큰돈 들이지 않고 완치했다. 윤씨는 "최 박사님이 수술을 도와주신 것도 고마운데 일요일마다 병문안까지 와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중국동포 윤금보(75ㆍ여)씨는 "머리카락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백내장이 악화됐는데 진료소 도움으로 수술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봉사 10년동안 환자들의 출신 국가도 많이 바뀌었다. 2002년 1월 무료 진료를 시작할 때는 환자 대부분이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고용환경이 개선되면서 4~5년 전부터 중국동포가 대거 몰려왔다.
최 박사는 중국동포와 소통하려고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해 2년간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최 박사는 1974년부터 20년간 미국에서 수련ㆍ전공ㆍ전문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재미교포들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고통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미국에서 개업한 14년간 틈틈이 의료 봉사활동을 벌인 것이 '외무진' 활동의 주춧돌이 됐다. 그는 "그때 재미교포처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에 온 외국인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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