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임금체불
중국동포 A씨는 중국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였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지만 기대와는 달리 취업 자체가 쉽지 않았고, 어렵게 취업이 된 이후에도 임금 체불을 겪게 되었습니다. A씨는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하여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해보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직장을 옮겼지만 또다시 임금체불을 겪게 되었습니다.
4차례에 걸쳐 이직을 하였지만 번번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이렇다 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자 A씨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직장 내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이 암암리에 존재하였고, 특히 말투를 비롯한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여 A씨가 무시당하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우울증까지 걸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A씨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범죄에 이르게 되었고,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구속이 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A씨 사건을 접하였는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A씨 아버지가 저희 사무실에 찾아와서 사건을 맡아 달라고 하였습니다.
A씨 아버지의 촉촉이 젖은 눈을 보면서 부모의 안타까운 심정이 그대로 전해져와 마음이 아팠는데, 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A씨를 직접 만났을 때에는 안타까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A씨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범생의 모습이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A씨가 대한민국에 입국한 이후 겪었던 안타까운 일들에 대하여 저 또한 대한민국 국민 중 한 명으로서 책임이 있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법원, 한국사회의 책임 인정
어떡해서든 A씨에게 최소한의 형량이 선고되도록 돕고 싶었기에 최선을 다하였고, 그 결과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과 전혀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형이 조금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A씨와 그 아버지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그 후 2심을 진행하였는데 A씨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데 있어 대한민국 사회에도 일응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게 되었고 4개월이 감형이 되어 징역 8월이 선고되었습니다. A씨와 그 아버지가 기뻐한 것 못지않게 저 또한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A씨가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면서 받았던 상처가 이 판결로 인하여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중국동포들이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적인 차이,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위와 같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라 할지라도 변호사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으니 시의적절한 도움으로 억울함을 당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 법률사무소 이민 / 대표변호사 이민정